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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 할 까?

inside MIDDLE EAST/중동 사설

by RyanDaddy 2024. 9. 2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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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의 허를 찌르는 이른바 "삐삐 폭탄"에 전 세계가 경악 하고 불과 일주일 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전례 없는 대규모 공습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UN 안보리에 서신을 보내 지상전을 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헤즈볼라가 알아서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해 주는 것 뿐이라고 못을 박았다. 불과 2~3주 전, 세계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기대하며 이해 당사국들이 이를 중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스라엘의 레바논을 침공 할 지 모른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자는 완전히 묻혀버렸다. 

 

이스라엘에게 숙적 헤즈볼라의 완전한 몰락은 어렵더라도, 그 기세를 한 번 제대로 꺾어놓는다는 정도로 목표를 줄이면 지금만큼 적절한 타이밍은 다시 오기 어렵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에서 쏟아져나온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민간인을 강간하고 학살했으며 수백명을 납치한 뒤 가자 개미굴로 잠적했다. 그리고 인질을 빌미로 이스라엘의 보복을 억제하고 여론전을 펼치며 시간을 끌 심산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SNS였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벌인 하마스의 잔혹한 행각은 SNS를 통해 여과없이 전 세계로 생중계 되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이스라엘 영토에서 몰아내는 정도를 넘어 맹렬한 폭격과 지상군 투입으로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고 광분해 날 뛸 때에도 국제적 여론은 이스라엘에 동정적이었다. 

 

 

그런데 헤즈볼라는 가자의 동맹 세력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10월 8일부터 이스라엘로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너무 성급했다. 하마스가 기습과 납치를 벌이는 동안 이스라엘 민간인의 희생이 불가피하긴 하겠다만, 적어도 레바논 안에서는 민중의 지지를 받는 명색이 내각 구성원인데, 이 정도까지 잔혹한 학살을 벌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혹여 민간인이 피해를 입더라도 그동안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압제를 생각하면 어느정도 정상 참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적 여론은 싸늘했다. 가정집 대문을 부수고 들어가 어린아이까지 몰살시키는 장면이 SNS로 번져 나갔다. 그래서 10월 8일의 성급한 개입은 이스라엘에게 아주 요긴한 대의명분이 되었다. 이스라엘이 연초부터 말해온 "헤즈볼라가 자진해서 북으로 퇴각 할 것"이라는 요구에 헤즈볼라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겠지만, 사실 이런 대외적 발표는 지금 벌어지는 레바논 맹폭격의 명분을 다진 것 겉다. 

 

헤즈볼라는 명백히 이스라엘을 선제 공격했고, 소모적 공습과 포격전에서 전력 차이를 실감했음에도 적당한 선에서 그러다 말 것이라고 이스라엘의 위협을 평가 절하했다. 

 

9월 16일 삐삐 폭발로 일부 민간인 희생이 있었다지만, 결국 헤즈볼라에 납품 될 삐삐에 폭약이 심어져 있었던 것이고 결국 인명피해는 90% 이상 헤즈볼라 조직원에 집중되었다. 다음날 무전기 폭발도 같은 맥락이었고 전날 사망한 헤즈볼라 조직원의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으로 참석한 헤즈볼라 조직원들의 무전기가 폭발하면서, 이는 "매우 정확한 정밀 공격" 이었다는게 입증되었다. 

 

사실 9월 16일과 17일, 양일 간 헤즈볼라는 3천여명의 전투원이 얼굴 또는 오른손과 오른쪽 대퇴부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전투불능 상태가 된 것이고, 통신 수단을 잃었다.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조직을 재정비 하기 위해서라도 추적 위험을 감수하고 휴대전화를 사용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2인자 이브라힘 아킬의 위치가 탄로났다. 9월 20일, 이스라엘은 정밀 공습으로 이브라힘 아킬을 회의를 위해 들어간 건물째로 날려버렸다. 

 

이제 헤즈볼라는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아래의 주요 지휘관 3명 중 2명을 잃은 상태다. 휴대전화 말고는 통신 수단이 없다. 전투원 3천 명이 손과 다리의 부상으로 싸울 수 없다. 그렇지만 뭐라도 해야 했다. 대다수가 이스라엘 방공망에 요격되더라도 로켓이라도 쏴제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대규모 공격 임박 징후 포착" 이라는 명분을 주어 9월 23일 레바논 전국 1천여개 장소에 이스라엘의 폭탄이 투하 된다. 24일에도 공습은 계속되었다. 

 

 

이스라엘의 입장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간명하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헤즈볼라가 8마일 북으로 완전히 퇴각 할 것. 그렇지 않으면 지상군을 투입 할 수 밖에 없다." 시작은 하마스였고, 헤즈볼라였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히 이스라엘의 철저한 계산에 휘말린 상태라고 보여진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올해 연초부터 레바논 접경에 재배치 되어 투입 대기 상태다. 헤즈볼라는 궤멸적 피해를 감수하고 자존심을 굽히지 않거나, 이스라엘이 주문하는대로 퇴각 한 뒤 내부의 적(?)들에게 잠식당해 시리아 내전을 발판삼아 덩치를 키운 지난 13년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

 

이미 레바논의 기독교계는 헤즈볼라의 이란과의 연대가 지금 레바논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주변의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에는 격렬한 비난에 핏대를 올렸지만, 헤즈볼라를 노리는 지금의 공세에 대해서는 "확전 위기에 깊은 우려", 즉 나한테 불똥이 튀지만 않는다면 헤즈볼라가 곤죽이 되는 건 나쁠 것 없다는 속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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