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레바논 전국적인 단전 사태

8월 17일 오후, 레바논 전력 공사는 간신히 가동 중이던 Zahrani 발전소의 마지막 발전기의 운용이 중단 되었음을 발표하였습니다. 발전용 연료가 완전히 소진되어 더 이상 발전기를 가동 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레바논 전역이 완전한 단전 상태에 돌입하였습니다.

 

레바논의 전력 공급 부족은 2020년 국가 부도 사태 이전부터 만연한 문제로 대부분의 상업용 건물과 주거 시설에는 자가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어 당장 모든 시민들이 전기를 사용 할 수 없게 된 것은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레바논 사무실에서는 나라에서 공급하는 전기가 끊어지면, 건물 내 자가 발전기로 "스위칭" 되는 경험이 흔했습니다. 다만 국가 부도 후 그 빈도가 점점 잦아졌죠. 

 

 

 

그러나 공항과 상·하수도, 수감 시설 등의 필수적인 공공 인프라 서비스의 제약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베이루트 국제 공항은 우선 자체 비상 발전기를 가동하여 운영 중이나 보유한 연료가 제한적으로 가동 예상 지속 시간은 2일입니다. 감옥에 전력 공급이 끊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모두 풀려나거나 아무도 나올 수 없거나.. 암울한 상황입니다. 

 

왈리드 파야드 에너지부 장관은 8월 20일자로 이집트에서 출발한 LNG 선적이 도착한다 약속했습니다. 발전소는 연료공급이 재개되면 "점진적"인 가동 재개 절차에 돌입 할 예정입니다. 머나먼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에서 레바논에 발전용 연료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아마 몇 주 걸리겠지만 이집트발 선적분이 동날 때 즈음엔 간신히 또 몇 주 연명할 알제리산 연료가 바톤을 터치하게 되겠지요. 

 

국가부도 후 나락으로 떨어진 경제 상황과 살인적 인플레이션, IMF 구제 금융 도입을 위한 최소한의 개혁 조치에 대해 정쟁으로 몇 년째 표류중인 국회.. 강인한 레바논 시민들은 이미 각자 도생의 삶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황이 이 정도로 악화 된다면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TV를 스마트폰이 당분간 대체하고, 세탁기를 손빨래가, 무더위는 참아버리는 식으로 전자 제품 수요가 감소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